홍콩은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합석문화가 일반적이다 보니 줄서지 않고 더 빨리 앉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친구가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오다 보니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 잠시 시멘트 바닥에 주저앉아 주변 맛 집을 찾다가 알게 된 곳. 더구나 미식의 천국답게 가벼운 지갑으로도 미슐랭에 등재된 곳을 갈수 있다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어지러운 스티커로 뒤덥힌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등받이 없는 의자들이 규칙 없이 놓여 있다. 한참 다리를 뜯다 주방 쪽을 보니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거위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다. 그 광경을 목격 후에는 많이 먹지 못했지만... 그저 스쳐가는 집이 아닌 맛에 충실한 '현지인 맛 집'을 소개한다. 

광둥식 거위다리

Yat Lok Restaurant

-가격: Rosted  goose (half) $310

-주소: G/F, 34-38 Stanley Street

-영업시간: 10:00 - 21:00 (일요일: -17:30)

"보통 밥이나 국수와 함께 나오는 메뉴를 주문하는데 나는 고기에만 집중할 목적으로 구운 오리 반 마리를 주문했다. 주문한지 5분 만에 메뉴가 나온다.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안에 살코기에는 육즙이 꽉 차있다. 하지만 좀 짜다. 왜 사람들이 밥과 함께 먹는지 한입 베어먹고 알았다. 맛은 두말 할 것 없고 양이 꽤나 많기 때문에 여자 3명이서 하나만 주문해도 충분할 양이다. 그리고 밥 두공기 추가하면 좋겠다"


"비좁은 테이블에 섞여 맛보는 딤섬 맛 집"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둥그런 테이블을 사이로 동네 주민들을 만나기도 하고, 오랫만에 친구를 맞이하기도한다. 시끌벅적 정겨운 모습이 이곳의 첫 인상이었다.

할아버지 2분이 앉아 계신 테이블에 앉았다. 신문을 읽느라 옆자리에 누가 앉던지 관심도 없다. 직원분들은 좁은 통로 사이로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뭐라고 크게 외친다. 이를 기다리던 고객들은 카트로 달려가 메뉴를 확인 후 집어온다. 홍콩의 전통적인 주문 방식이다.

나는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드시고 계신 메뉴와 같은걸로 달라고 했다. 사실 뭘 시켜야 할지 막막하기도 했고 그의 일상에 잠시나마 들어가 보고 싶었다. 

흰쌀밥 위에 삶아낸 청경채가 올라가 있고 돼지고기 조림이 함께 반찬으로 나왔다. 그 이후에도 딤섬을 두어 차례 주문해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딤섬 맛 집'으로 유명한 듯하다.

개인적인 후기로는 음식은 무난한 편이다. 하지만 홍콩의 전통적인 주문방식을 체험 해 볼 수 있고, 현지인들의 일상을 함께 경험 해보기에 더할나위 없는 곳이다. 

  • 영업시간: 06:00 - 23:00

  • 가격: 딤섬 2종류 +돼지고기조림+밥 : 한화 1만5천원
  • 주소: 40-50 Des Voeux Rd W, Sheung Wan (센트럴)

"홍콩의 뒷골목을 찾아서"

난 여행지에서 진흙 속의 진주 찾기를 즐긴다. 왠지모를 희열감이 있다.   

셩완역 옆에 위치한 싸이잉푼역에서 3걸음 걸으면 도착하는 '에코트리 호텔' 에서 숙박했고 조식이 별로였다. 한국에서도 늘 아침을 챙겨 먹는 편인데 더군다나 여행지에서의 아침한끼는, 특히나 많이 걸어야 하는 홍콩에서의 아침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호텔 주변 뒷 골목을 걷다가 찾게 된 곳.

#1) Ping Kee Restaurant

에코트리 호텔에서 걸어서 5분거리. 아침일찍 문을 열어 조식먹기엔 제격이다. 가게안으로 고개를 먼저 쑥 내밀었다. (지레 겁이 많은편) 현지인들은 여느때처럼 편안한 차림을 하고 '밀크티'에 '국수 한 그릇' 후루룩 먹고 있다. 내가 들어가자 다들 신기한지 대놓고 쳐다보는데 피할수 없으니 즐길 수 밖에. 

한자 공부좀 열심히 할 껄 그랬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을 켜고 열심히 한획씩 그어가며 '소고기 국수'를 주문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불편하지만 불편을 감내하기에 충분한 맛이다.

시원한 육수에 소고기가 가득 들어있고 면도 탱탱하다. 매운 칠리소스는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데 고기를 살짝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돈다. 개인적으로는 카우키보다 맛있다. 

잠시후에 아주머니가 22 라고 적힌 노란 종이를 툭 두고 간다. 영수증이 었다. 기계에서 출력한 것이 아닌 '날 것' 을 받고 나자 괜시리 웃음이 터진다.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화려하지는 않지만 방문 자체만으로도 특별해지는 곳이다. 

  • 영업시간: 6:30 - 15:00 (일요일 휴무)

  • 가격: 평균 3,000원대

  • 주소: 홍콩 修打蘭街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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