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의 하늘,땅,물의 

올갱이 해장국


단양으로 떠나는 두 번째 혼자 여행이다. 2년 전 일년 가까이 만난 남자친구와 결별 후 무작정  '패러글라이딩'을 하러갔다. 멋지게 하늘을 날거라 생각했던 상상은 정확히 빗나갔다. 평소에도 배멀미가 심한 나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채 15분만에 땅을 밟았고, 슬픔을 느낄새도 없이 멀미의 고통으로 하룻밤을 지새우다 올라왔다. 

이번엔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올갱이 해장국'이 먹고싶었다. 재작년 멀미의 후유증을 달래기 위해 아침에 먹었던 그 해장국이 생각나다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그리곤 다음날 에코백 툭 걸쳐메고 단양행 버스에 올라탔다. 

#. 남한강 올갱이(다슬기)

단양은 앞으로는 남한강을 끼고 뒤로는 소백산이 있는 축복 받은 곳이다. 오죽하면 택시 기사님이 우스갯소리로 "단양은 돈 없어도 살 수 있는 곳이야~배고프면 올갱이 잡아먹고 뒷산 가서 나물캐오면 돼" 라고 하실까. '남한강'에서 잡은 올갱이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식감이 좋고 국물은 시원하다. 올갱이의 씁쓰름한 맛과 된장의 구수한 맛이 조화롭다. 산란기인 5-6월이 가장 맛이 좋다고. 

#. 우연히 찾은 구수한, 로컬식당

재작년 게스트하우스에서 1박 했는데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우연히 들른 '남강식당(엄마 손 맛집)' 에서 먹은 올갱이 해장국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2년 후 다시 찾을 만큼 말이다. 그 이후에 유명한 집도 가봤지만, 별다른 간 없이 싱싱한 다슬기 한주먹 넣은 그곳이 나에겐 최고의 집이다.(8,000원)

 

고소한 흑임자 커피와 두부케이크가 맛있는곳,

툇 마 루


더 이상 맛만 좋은 디저트가 각광 받는 시대는 지났다. 눈으로 한번 먹고, 입으로 두번 먹는게 요즘 디저트다. 초당순두부 마을에 위치한 카페답게 이곳의 시그니처메뉴인 '초당 두부케이크' 를 추천한다. 반지함 만한 조그마한 크기의 케이크에는 진짜 초당 두부가 들어가 있다. 두부의 맛이 날까 궁금했는데, 두부의 맛보다는 요거트 치즈케이크 맛이다. 포크를 아래까지 푹 찌르면 바삭한 파이지가 새콤한 케이크와 잘 어우러진다.

케이크 한입 베어 물고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인 툇마루 커피를 머금으면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S와 나는 툇마루커피가 너무 달지 않을까 하고 한잔은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는데 그럴필요 없다. 단맛 보다는 미숫가루같이 묵직한 고소한 맛. (흑임자라떼 5,500 /두부케이크 3,000)

#. 은은한 내부 분위기,

옆으로 길쭉한 한옥 스타일의 서까래 지붕아래 툇마루라고 쓰여진 이 곳은 포토스팟이기도 하다. 밖에선 잘 보이지 않는 내부. 비밀스러운 공간인 듯한 느낌에 들어가기 전 부터 마음이 들뜬다. 어딘가에 벽난로가 타고 있을 것같은 분위기의 벽돌 인테리어와 은은한 간접조명들 아래 있자니 금세 노곤해 진다.초당마을내에 위치해있어 점심으로 초당두부 먹은 후 디저트로 먹기 제격. 정확히 다녀온지 1년 후 쓰는 후기다. 강릉에서 먹었던 수많은 음식중에 가장 기억나는 음식이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공감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제철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토핑이 있는 곳

미미면가(美味麵家)


두 달 만에 찾은 가로수 길은 새로운 팝업스토어가 자리를 잡고 매장의 벽과 경계를 허문 콜라보 매장이 생겨나 새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예전부터 이 자리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처럼. 그리고 골목 골목마다 잔가지를 치며 특색 있는 카페며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그중 아름다운 맛의 면이라는 뜻을 담은 '미미면가(美味麵家)' 는 2012년 오픈 후 7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바 전문점이다. 소바가루가 되려면 최소한 30% 이상의 메밀이 포함돼야 한다고 한다. 메밀의 비율이 너무 낮으면 메밀의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너무 높으면 식감이 텁텁하다. 그리고 미미면가에서 찾은 식감이 가장 좋은 비율, 적당히 쫀득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메밀 함량 30%

#10가지 이상의 토핑 선택

어묵, 가지, 고등어, 새우튀김, 성게알 소바 등 10가지 이상의 토핑 선택이 가능하며 8가지가 넘는 사이드 디쉬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 토핑은 계절별로 제철재료로 대체되기도 한다. 

#. 여유롭게 창밖을 보며 혼밥을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오픈된 구조가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목재로 만든 긴 바(Bar) 테이블이 내부를 둘러싸고 그 안쪽으로는 2인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은은한 조명으로 편안하고 따뜻하게 연출했다. 

#. 온소바가 맛있는 곳

낯선 곳에서는 기본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다. 기본이 맛이 있어야 다음이 있다. 나는 기본 온소바를, 친구는 냉소바를 주문했고 새우튀김을 추가 했다. (기본 소바 9,000원 / 새우튀김 3,000(개)) 

냉소바는 일반적인 맛이었고 온소바의 풍미가 특별했다. 달달한 맛은 쏙 빼고 담백했다. 다시마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육수에 고소한 메밀의 맛이 잘 어우러졌다. 새우튀김도 튀김의 옷이 얇고 바삭바삭하다. 이곳에 가게 된다면 냉소바보다는 온소바를 추천한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공감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싱싱한 야채의 존재감과 고소한 패티면 돼

☆(별) 버거


과하다 싶을 정도로 뿌려진 마요네즈 속에 파묻힌 숨 죽은 야채들. 일반적인 프렌차이즈 버거의 모습이다. 먹으면서도 내 몸에게 미안할지경. 그래서 소스 맛이 덜한 버거킹의 와퍼를 즐기는 편인데 이 마저도 예전 같지 않다.

음식의 맛을 돋구는 것이 소스의 역할이다. 소스로 본연의 맛을 덮는 건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반증 아닐까. 별버거를 한 입 베어물면 야채의 신선한 맛과 패티의 육즙이 느껴진다. 신선하다는 말이다. 야채는 기본에 충실하다. 생양파, 토마토 그리고 양상추가 들어간다. 여기에 매일 직접 굽는 패티와 빵을 올린다. 그리고 수제소스가 약간 들어간다. (Original버거 5,800 / 감자튀김 2,500) .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건 감자튀김을 시키면 하인즈(HEINZ) 케찹이 나온다는점. 일반 오뚜기케찹에 비해 덜 짜고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오뚜기는 짠맛이 강해 끝 맛이 질린다. 두툼한 감자튀김은 맘스터치와 비슷한데 덜 자극적이고 더 두껍다. 일인석이 양 사이드로 ㅣㅣ 모양으로 마련되있어 혼밥하기도 제격.

가게 앞에 착한가격 기업이라고 명패가 달려있다. 버거+감튀+음료까지하면 9,900원. 수제버거인 점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위생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포크도 물티슈도 제공해 주지 않는데 이 부분은 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크림치즈 가득, 정도 가득

림벅 와플 (LIMBURG)


사과잼에 생크림 가득 발라 접어 먹던 와플은 어렸을 적 좋아하던 간식이다. 하지만 요즘엔 얄팍해진 인심만큼이나 잼의 양도 얇아지다 못해 투명하게 발라준다. 와플은 잼맛인데 말이다. 마음이 말랑말랑한 날 그런 음식을 받아들고 나면 서운한 마음이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림벅와플은 결이 다르다. 꾸덕꾸덕한 크림치즈나 누텔라잼을 'ㅁ'사이사이에 한가득 채워준다. 한입을 베어먹고 나면 입안에 크림치즈가 가득 맴돈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 입꼬리가 올리간다. (사진: 크림치즈 맛 3,500)

이번엔 집근처 합정역에서 사먹었지만, 덕수궁 돌담길옆에 위치한 림벅을 가장 애정한다. 날 좋은날 산책하다가 돌담길 옆 벤치에 앉아 한입 베어먹는 와플맛을 아직도 잊지 못하니 말이다. 근처에 회사가 있다면 점심먹고 림벅와플을 먹자. 오후를 기분좋게 날 수 있을 것이다. (최면)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공감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여름철 온가족의 보양식

바다향 왕코다리


6월 중순이 되면 올 여름도 잘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온가족이 모여 보양식을 먹는다. 오늘은 아빠의 최애 단골집을 찾았다.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쫄깃한 코다리와 무한리필 가능한 해조류는 막걸리 안주로도 일품인곳이다.

오죽하면 '여름철 보양식' 라는 말이 따로 있겠는가. 그 정도로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고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게 바로 '단백질' 이다. 중 얼큰한 코다리 찜은 지방함량이 낮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얼큰한 양념은 잃어버렸던 입맛도 금방 되찾게 해준다. 

상호명답게 45cm이상의 코다리만 사용해 살이 두툼하다. 해조류는 이집의 자랑. 사장님 왈 "완도 앞바다에서 채취해 와요". 그만큼 싱싱해서 그런지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고소하다. 두툼한 코다리는 김위에 툭 올리고 해조류를 초장에 톡 찍어 싸먹으면 입안이 바다향으로 풍요로워진다. 쫄깃한 가래떡과 푹 조려진 무우는 킬링 포인트.(가격: 소 3,2000)

톳과 미역류의 해조류는 무한리필로 제공된다. 무한리필이라고 욕심부리다간 벌금을 낼 수 있으니 먹을만큼만 가져다 먹자. !홍기자 한마디! 주문할때 시레기를 추가할지 묻는데 추가하지 않는 걸 추천한다. 시레기 향에 묻여 이도저도 아닌 맛이난다.


책 한권 들고 찾기 좋은 곳,

엔트러사이트 서교

 

평일 오후 햇볕이 좋아 책한권을 들고 밖으로 나와 서교쪽에 조용한 카페를 찾았다. 대저택을 개조해서 재탄생 된 곳인데 마당이며 저택의 뼈대는 그대로 살려 놓아 더 멋스럽다. 밖에서 바라봤을 땐 문을 닫았나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어둡다.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 봤다. 텅 빈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갔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적막이 흘러 계단을 올라가는 내 발자국 소리만 울린다.

#. 음악 없는 카페

보통 카페를 가면 주인장 취향의 배경음악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운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땐 음악도 소음으로 변한다. 하지만 엔트러 사이트는 다르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없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도 없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라고는 책장 넘기는 소리, 조용한 속삭임 그리고 커피 내리는 소리가 전부다. 조명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한쪽 면 전체가 통유리어서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온다. 책 한권을 가져간 나는 2층 창가옆에 앉았다.

#. 머신 없는 카페

메뉴도 간단해서 좋다. 선택의 폭을 줄여줘 고민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다. 메뉴판에는 종이 필터와 포트로 내리는 커피 ,그리고 그리고 주스, 간단한 베이커리가 있다. 가격은 비싼편이지만 바리스타가 손수 내려준 커피와 멋진 공간을 대여해준거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 (드립 7.0 /라떼 8.0)

커피 주문 후 앞자리에 앉아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바라볼 수 있다. 다소 민망할 수 있겠지만 그자리가 가장 인기자리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볕포트에 끓여지는 커피를 보고 있노라면 아무생각이 없어진다.#. 진동벨 없는 카페

커피가 나오면 자리로 직접 가져다주면서 커피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정성스러운 커피 한잔을 대접받는 기분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커피를 주문한 경우에는 드립커피로 리필이 가능하다고 한다. 

!홍기자 한마디! 

카페의 분위기나 풍경오는 냄새는 음료의 맛과 함께 기억된다. 그래서 나는 카페나 음식점의 인테리어도 중요시 여긴다. 무조건 세련되어야 한다는게 아니다. 커피의 맛 음식의 맛과 어우러지는 분위기 말이다.

조용히 책읽고 싶거나 마음의 휴식이 필요할때 도시내 소음에서 잠시 멀어질 수 있는 조용한 안락처 같은 카페다. 평일 오후시간이 가장 조용하고 한적하니 그때를 노려보면 좋겠다. 주말에 갔다가는 마음의 짐을 더 얻어 올 수도...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공감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힘이 됩니다.

 

술 파는 분식집

상국이네

 

저녁 10시. 야속하게도 늦은 시간이 되면 늘 자극적인 게 생각난다.  까치발을 들고 끓여온 라면을 한 젓가락 먹는 순간 이게 행복이구나 싶다. 여행지를 가면 끈이 확 풀린다.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사고 과자와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찾아 나섰다. 길거리 음식의 메카 부산까지 왔는데 시시하게 라면으로 때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럴 땐 상국이네가 답이다.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데다 술까지 판매해 간단히 요기하기 딱이다. 

 

우리가 숙박한 베스트웨스턴호텔에는 걸어서 도보 5분거리. 바로 옆에 위치한 신라스테이에서도 비슷하다. 해운대 시장 내 위치한 상국이네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저녁시간이 되면 시장 내 한 곳만 유난히 줄이 길어 '상국이네 장벽'이 쳐진다. 하지만 우린 저녁을 먹고 열두시가 다 되었을 때 찾았더니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개운하게 씻고 몸을 쭈-욱늘어트리고 먹을 요량으로 테이크 아웃으로 결정. 튀김 1인분(5개) 와 떡볶이 1인분을 주문했다. 튀김은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맛이지만 3대 천왕에 나온 명성답게 떡볶이가 맛있었다가래떡(쌀떡)을 사용해서 떡이 쫄깃하 소스에서는 인위적이지 않은 깊은 매운맛과 물엿의 단맛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을 낸다. 건강한 떡볶이 맛이랄까. 떡볶이 덕후라면 꼭 한 번쯤 찾아야 할 집이다.

!홍기자 한마디! 셋트메뉴에 낚여 비인기메뉴(김밥이나 순대등) 시키지말고 차라리 떡볶이를 1인분 더 주문해 먹는걸 추천한다. 그리고 그 뒷편에 못난이 꽈베기도 꼭 맛보길. 사진이 없어 아쉽지만 자신있게 추천한다.

 

 

 

+ Recent posts